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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습관처럼 타인을 구한 당신이라면 궁구해 본 적 있을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구할 사람을 선별해 온 나는 결국 자신의 양심을 지키지도, 지금껏 머릿속으로 그려 왔던 의문의 해답을 찾지도 못한 터라 늦게서야 그 사람만의 정답이 알고 싶어지는 것이다.
누구라도 좋으니까 나를 좀 죽여 주기를 바랐다. 아니, 사실은 무언가를 바라는 것조차 용납할 수가 없어 마의 수면에 뺨을 대고 죽은 듯이 의식을 놓았다 쥐었다. 그때, 스쿠나가 조복 의식에서 나를 구한 이유가 이거였다면, 미리 알았다면, 어떻게든 살아남지 않는 방법을 택했을 텐데.
주술사로 살아온 시간뿐만이 아니라, 후시구로 메구미라는 인간의 삶이나 존재 그 자체가 부정당하는 듯했다. 이런 결말을 보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왔던 게 아닌데. 내가 살아 있어서, 스쿠나에게 몸을 빼앗겨서, 주도권을 되찾지 못해서, 내가, 전부, 나 때문에.
여러 가지 의미로 또 한 번 옷코츠 선배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마키 선배를 필두로 나머지 두 사람까지 가세해서 장난에 재미를 붙인 모양인데. 세 사람을 보면 필요 없다고, 안 먹는다고 전해 주세요. 들은 척도 안 하겠지만.
고전 사람들이 등장하는 게임이 있다고 해서 설치해 봤는데, 배틀 도중에 급한 용무 있다고 퇴장해 버리는 인간 때문에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이 사람의 얼렁뚱땅은 대체 어디까지 소문이 나 버린 거지.
고양이는 어렵다. 혼자 놀다 갇혀서 울고 있는 건지, 애들끼리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건지 구분할 재간이 없어서 가까이 다가가면 하악질하기 일쑤고. 화 좀 그만 내.
누구 덕분에 예고도 없이 얼굴부터 불쑥 내밀며 들이닥치는 데는 익숙하다. 단점이 있다면 조용하게 혼자 보내고 싶은 시간마저 훌쩍 날아가 버린다는 것, 그리고…….
원래 세상 일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라지만, 이렇게까지 되는 일이 없으면 출장 중에 어디서 살이라도 맞은 건 아닌지 의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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