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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를 땐 신인류라고 불러야지 안 죽는다니까 사랑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아무 짝에도 필요 없는 거야 이젠 의사도 못 되고 네 친오빠도 아니고 그래서 우린 만나지 않아도 되지만 뭐 어때 구차하게 굴지 말고 쓸모를 증명해 마음이나 눈빛 따위에 연연하지 말고
일찍 크진 말자는 거야 나는 네 오빠고 어찌 보면 어른이고 지금은 리더라지만 글쎄 그 작자들 말에는 목숨줄 걸어 두고 보면 스물넷도 마냥 애새끼는 아니라는 거야 적어도 그런 인간들 눈에는 내가 어른이겠지 어떻게든 합리화라도 하려고 자기 탓 안 하려고 그게 안 보이는 것도 아닌데
끝은 있겠죠 어디든 어떻게든 영원은 없으니까 그러니 저희는 죽지 않고 살아야 돼요 인간이든 신인류든 생존 욕구는 존재해요 근데 뭐가 됐든 누가 미련하다 할 수 있겠어요 이거 다 살겠다고 하는 짓인데
이은유, 네 잘못 아니야. 그렇게 생각해도 돼. 그냥 우리가 운이 조금 없었던 거지. 이렇게 된 이상, 알고 있잖아. 전부 신의 장난이라는 것. 그리고…… 이젠 부와 명예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됐다는 것도.
피곤함을 이고 집에 왔는데 어제부터 밀린 설거지를 대신 해 줄 사람이 없을 때. 서러워 죽을 것 같은 날에 문 앞에 서있는 사람이 없을 때. 그냥 혼자 있는 게 싫을 때. 내 이름과 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을 만났을 때. 부모님 생각이 날 때.
은유야, 내가 몇 번이고 도망을 결심했을 것 같아. 그걸 넌 모르게 하려고 얼마나 애를 썼을 것 같아. ⋯⋯⋯⋯ 담배 몇 개비를 태우고 구취제를 다섯 알씩 씹었는지, 손을 벅벅거리고 씻었는지. 아득바득 이를 가느라 턱근육이 뻐근했는지. 그런 걸 네가 여태 모르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모두 무너진 잔해는 지독할 정도로 무거웠다. 그 사람의 삶을 가장 잘 나타내는 환경은 그의 방이라고 하던가. 고스란히 위로 짊어진 누군가의 생애는 아주 무겁고, 단단하고, 두껍고, 거칠어서⋯ 내가 선고해야 했을 이름들이 서서히 스쳐갔다. 어찌 됐든 같은 공간에서 생존했던 인간들이.
누나가 쓴 남자끼리 사랑하는 소설 잘 봤어요. 문장 자체가 주는 감동이 적을 뿐더러 쓸모 없는 장면들이 많아요. 역겹던데요. 그런 걸 쓸 시간에 몇 분이라도 더 공부를 했으면 저랑 같은 대학이셨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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