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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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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랑을 하고 싶어요. 선생님. 죽음으로부터 날 탈출시켜줄 사랑을요, 저는 하고 싶어요. 그 말도 안 되는 희망 때문에 살아가요. 사랑을 하려고. 살아내려고.


비밀이 없는 당신이라 참 좋겠다. 내 비밀은 당신이었어.


굿바이 청춘.


모르는 이들에게 가시 세우지 않으려고 안과 밖을 뒤집고 살았다. 그랬더니 움츠리면 이제는 아프다. 내가 나를 껴안을 수 없다.


치료 못 한 건 마음이 아니라 결핍이다. 패인 구덩이에 아무리 흙을 채워넣어도 빈 곳은 빈 곳이다. 그러니까 죽을 만큼 사랑해달라는 말을 채 못 하고.


걱정 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널 사랑해 마지 않아도 나만은 약속을 지킬 거니까. 난. 너를. 사랑할 수. 없어.


살려고 살아가는 거예요. 아시겠어요?


그걸 필사적으로 부인하는 것··· 그게 바로 사랑 아닐까요? 증오는 죽음이고 삶은 사랑이에요.


우리는 필연적으로 죽는댔으니까, 사실 죽는 것 많이 무서운데 죽고 싶다는 말도 제일 많이 하는 거 보면 그게 본능인가도 싶어요. 죽음이요.


그렇게 살다가 별 힘든 것 없이 스러지고 싶어요.


그냥도 아니고, 잘 살고 싶은 거예요.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요?


영생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살고 싶을 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에요.


죽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사실 의욕이 생기면 제일 먼저 어떻게 사라질까 상쾌하게 고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칼을 쥐어도 떨어뜨리기만 하니까 못 죽는 거예요. 안 죽는 게 아니라요.


그 세계에서 난 사랑을 포기한 셈과 마찬가지였다. 타자를 구석으로 밀어넣으면서까지 사랑 받고 싶지 않았다.


나는 당신이 아니고. 당신의 사랑을 알 길이 없다. 받지 못한 것을 줬다고 착각하지 마. 당신이 말하는 사랑, 당신 입으로 부정했다. 그런 거 없다고.


그게 다 사랑이었으면 어쩔래. 죄는 아닐 것이다. 당신이 가르쳐주지 않는 사랑법으로 마음을 줬다.


사랑 많은 사람인 줄 모르고 살아왔다. 그게 사랑이 아니라 믿으면서. 사랑하는 줄 모르고. 다른 이름을 붙이며 살아갔다.


이해 없는 사랑이 어떻게 사랑이야. 이해를 하고 싶단 마음이 사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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